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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를 찾아서, 섬유예술가 장미선의 작품세계

한맘 2021. 7. 13.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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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장미선은?

장미선님은 섬유미술가이며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섬유미술전공 박사이다. 2021년 현재까지 초대전, 개인전, 부스전 20회 정도 하였으며 국내외 수상 30여회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2. 책 나를 찾아서는?

작가님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그리움으로 다가와 가슴에 가득 채우고 그러고 또 남은 부분은 세월의 편린 같은 갖가지 조각 천들을 모아 다듬고, 꿰매고..나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알수없는 나의 모습에 질문을 던지며 손이라는 도구를 빌려서 다듬고 꿰매어 작품을 만들었다. 

책에는 23가지의 작품이 수록되어 작품마다의 작가님의 생각이 담겨있다. 책 속의 작품 중 마음에 든 작품은 책 표지와 제목인 나를 찾아서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가끔 낯선 나를 발견하고 그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부정하려해도 분명 나의 모습이며 진정한 나의 모습과 일치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완전히 일치하는 모습은 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음을 느끼며 세상 어딘가에 나와 닮은 사람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작업을 진행하였다. 머나먼 우주 어딘가에 지구와 닮은 행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고 그곳에 나와 닮은 다른 내 자신이 존재하고 있으며 만날 것이라 상상해보며 만든 작품이다. 

또 다른 작품은 지금 글을 쓰는 이 새벽과 잘 어울리는 밤하늘이라는 작품이다. 밤하늘의 색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도시와 한적한 시골마을의 하늘색이 다르고 사람마다 대하는 하늘 색이 다르듯이, 누구에게나 비슷한 색으로 보이는 것 같지만 누구에게나 다른 색으로 보일 수도 있는 그런 작품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작업은 천 조각들을 꿰어 맞춰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천 조각들을 꿰어 맞추기 위해 살아온 삶의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본다. 모은 조각들은 퍼즐조각처럼 예정되어 있는 그림대로 맞춰나가는 게 아니라 내 삶의 조각들 처럼 원판이 있지 않다. 천을 꿰어 맞추는 일은 퍼즐 맞추기 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이런 조각들은 삶과 닮아있고 세월을 가리지 않고 뒤죽박죽 섞인 수 없이 되풀이 되어온 일상의 단면들이다. 같은 무늬의 조각들이라도 일상에 대입시키면 처한 시각과 환경이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야기를 이어가길 바란다. 

위 사진에서 볼수있듯이, 작업은 반복의 연속이다. 우선 작품의 구상과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불규칙하게 나열되는 많은 선의 교차로 인한 반복이다. 그다음 갖가지 천을 얹고 포개고 바느질을 수평, 수직, 자유로운 선들이 반복적으로 교차된다. 그다음 자르고 도려내고 새겨 넣고 강조하고 천이 잘려나간 자리에는 천의 올들이 자연스럽게 결을 이루어 자라는 공간이다. 그리고 작업할때 쓰는 재봉틀소음은 무언가 여행의 목적지로 연결시키는 버스, 차, 기차 등의 소음과 많이 닮아있다. 그다음엔 앞으로 펼쳐질 여행지를 상상하면서 한겹한겹 완성해나간다. 이러한 겹의 다층구조는 복잡한 인간내면의 세계와 닮아있고 삶의 길인 것 같다.

글이 많은 책보다 이렇게 작품들과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있는 책들은 내 마음도 조금 쉬어가게 해주는 힐링의 시간이 되는 것같다. 예전에는 미술관이나 책에서 작품들을 보게되면 마냥 이쁘다거나 잘그렸네 하고 지나갔다면, 이제는 그 작품을 만들기 위해 구상하고 제작하고 노력하고 수정하면서 겪었을 작가의 마음과 의도가 더 궁금하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특히 이번책은 퀼트 작품으로 작은 조각조각을 맞춰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표현한 것이, 정말 우리 인생에도 하나하나 작은 일상들이 모여 하나의 내가 되는 것 처럼 조금 더 진지하게 작품을 읽어내려 노력했다. 

대부분의 책들이 전하는 내용이 어떻게보면 하나로 모아지는 것 같다. 일상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공부하고, 노력하거나 쉬면서 보낸 시간들이 모여 결국 나중에 나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멋진 조각들을 만들어 나중에 완성될 나의 모습을 하나씩 바느질해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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